트럼프 관세와 IEEPA 재판 – 미국 무역질서의 분수령
잘 아시다시피 2025년 4월 2일, 트럼프 대통령은 "Liberation Day"를 선포하고 관세 패키지를 발표했습니다.
이에 대해 일부 기업들이 연방법원에 연방법 위반으로 소송을 제기하였는데, 지난 5월, 1심에서는 트럼프 정부의 관세조치가 위법하다는 결론이 났고, 바로 최근인 지난 주 8월 29일 2심에서도 결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조치가 위법하다는 결론이 났습니다.
다만, 이 판결은 트럼프 정부의 모든 관세 정책에 대해 판단한 것이 아니고, 관세는 당분간 효력이 유지될 것이라고 결정하였기 때문에 기업들은 유의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과 이를 둘러싼 분쟁은, 미국 헌법상의 권력분립과 대통령의 재량권에 관한 중요한 미국 국내의 문제일 뿐 아니라, 지금까지의 국제무역 규범에 대한 도전이라는 면에서 국제 질서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아래에서는 트럼프 관세와 관련한 연방법원 판결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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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발단 – 관세 부과권과 IEEPA
미국 헌법 제1조 제8항은 ‘관세 부과권(Tariff Power)’을 명시적으로 의회(Congress)에 부여합니다.
Article I Legislative Branch Section 8 Enumerated Powers
The Congress shall have Power To lay and collect Taxes, Duties, Imposts and Excises,
to pay the Debts and provide for the common Defence and general Welfare of the United States;
but all Duties, Imposts and Excises shall be uniform throughout the United States;
따라서 전통적으로 대통령은 의회가 제정한 법률에 근거해 제한된 범위에서만 관세를 조정할 수 있었으며, 예를 들어 ‘1974년 무역법(Trade Act of 1974)’ 제201조와 제301조, ‘1962년 무역확장법(Trade Expansion Act of 1962) 제232조’ 등이 근거가 되어 왔습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4월 2일 그 유명한 "Liberation Day"를 선포하면서, 매우 이례적으로 1977년 제정된 ‘국제긴급경제권법(International Emergency Economic Powers Act, IEEPA)’를 근거로 들었습니다.
IEEPA는, 1) "미국 외부에 있는 비정상적이고 특별한 위협(Extraordinary and Unusual Threat)"에 대처하기 위해서, 2) "해당 위협과 관련하여" 대통령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한다면, 3) 대통령이 "외국 또는 그 국민이 이해관계를 가진 재산"의 "수입 또는 수출을 규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2025년 4월 2일 Liberation Day에 1) 전 세계 대부분의 수입품에 "기본 10% 관세", 특정국에는 더 높은 관세를 도입하고("상호관세"), 2) 마약 밀매와 연계된 국가에 대해 높은 관세를 도입하면서("밀매관세"), 현재 미국은 외국의 비정상적이고 특별한 위협으로 인해 무역적자와 제조업 쇠퇴의 ‘국가 비상사태’이며, IEEPA의 ‘수입 규제’ 권한이 관세 부과를 포함한다고 해석하여 관세 부과를 한 것입니다.
기존까지 IEEPA는 해외와의 금융거래·자산이동·수출입 거래를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근거로 사용되었고, 과거 이란 인질사태, 테러자금 동결, 대외제재 등 예외적인 경우에 사용되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이전까지 IEEPA로 관세율표(Tariff Schedule)를 전면 재작성하거나 모든 수입품에 일률적인 관세를 부과한 전례는 없었기 때문에 이는 기존에 입법취지라고 여겨졌던 내용과 판례의 해석에서 벗어난 파격적인 해석이었습니다.
1심 – 미국 국제무역법원(CIT)의 판단: 관세조치 위법
2025년 5월, 1심 법원인 미국 ‘국제무역법원(Court of International Trade, CIT)’은 위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가 대통령에게 부과된 권한을 초과하여 위헌이라고 판시했습니다.
CIT는 IEEPA가 ‘수입 규제’를 허용하더라도, 의회가 마련한 전체 관세율표를 전면 폐기·재작성하는 권한까지 부여한 것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또한 무역적자는 수십 년간 지속된 구조적 현상으로 ‘비범하고 급박한 위협’에 해당하지 않으며, 관세 부과는 본질적으로 의회의 권한이므로 지나친 위임은 위헌적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결론적으로 CIT는 정부의 관세 부과를 금지하는 금지 명령을 내렸고, 정부는 이 결정에 즉시 항소하여 금지 명령 집행 정지 신청을 하였고 이 상태로 항소절차가 진행되었습니다.
다음으로 진행된 2심인 연방순회항소법원 재판의 결과가 바로 지난 주(8.29. 2025)에 나왔습니다.
2심 – 연방순회항소법원의 판단: 관세 조치 위법
‘연방순회항소법원’은 사건의 중대성을 감안해 ‘전원합의체(En Banc)’로 심리를 진행했고 결론적으로 법원은 11명(원래는 12명)의 판사가 재판에 참여하여 7:4로 "대부분의 관세가 위법"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항소법원 판결의 핵심은 "IEEPA가 대통령에게 국가비상사태 선포 시 수입 규제 등 광범위한 권한을 부여하지만, 관세나 세금과 같은 조치를 포괄적으로 부과할 권한은 명시적으로 포함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항소법원은 이를 뒷받침하는 헌법상의 원칙으로 "Major Questions Doctrine"을 제시하였는데, 이는 막대한 경제적, 정치적 중요성(vast economic and political significance)을 가지는 행위에 대해서는 의회의 명확한 승인을 요구한다는 원칙입니다.
항소법원은 이 원칙을 트럼프 관세조치에 적용함으로써 정치행위이자 외교행위에도 법이 개입할 수 있음을 명확히 했습니다.
그리고 항소법원의 판결은 1심 격인 미국 국제무역법원(CIT)이 올 5월 ‘위법’ 판결을 내린 지 석 달 만에 나왔는데, 원심이 CIT일 때 항소심 처리 기간은 통상 12개월에서 20.5개월임에도 이번 판결은 이례적으로 빨랐던 것입니다.
그만큼 법원도 상황의 심각성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유의점
다만 유의하실 점은, 항소법원이 트럼프 정부의 관세 부과 조치가 위법하다고 판단하면서도, 1심법원의 관세부과 금지명령을 취소하는 한편 연방대법원에 소송이 제기될 기간을 고려하여 10월 14일까지 관세가 효력이 유지되도록 허용했다는 점입니다.
즉, 기업들은 위 판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관세를 납부해야 할 뿐 아니라,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상황에 대비하여야 합니다.
또한, 본 재판이 "IEEPA에 기초한" 관세 조치에만 적용이 된다는 점을 유의하셔야 합니다.
즉, 이번 판결은 IEEPA가 아닌 1962년 무역확장법 제232조(국가안보를 위해 관세 부과)에 따라 부과된 자동차, 자동차 부품, 철강 또는 알루미늄에 대한 25% 관세와, 주로 중국에 대한 보복관세인 1974년 무역법 제301조(불공정 무역관행에 대한 대응)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을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트럼프정부의 반응
당연히 트럼프 행정부는 법원 판결에 불복하고 대법원에서 최종 판단을 받겠다는 입장을 냈고, 여러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이 매우 강력한 의견을 냈습니다.
트럼프는 지난달 31일 항소심 판결과 관련해 “관세, 그리고 우리가 이미 거둬들인 수조 달러가 없었다면 우리나라는 완전히 파괴되고 군사력은 즉시 소멸됐을 것”이라며 불만을 나타냈고, 이어 “재판부가 정치 편향적이다. 모든 관세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습니다.
법원 판단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관세정책을 펼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입니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 고문은 판결 직후 “법복을 입은 정치인들”이라며 재판부를 원색적으로 비난했고, 소수 반대 의견이 “대법원이 우리에게 유리한 판결을 내릴 명확한 길을 제시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우리의 무역 파트너들은 협상과 관련해 계속해서 매우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며 “법원이 뭐라고 판단하든지에 관계 없이 각자의 협상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3심 - 연방대법원의 판결은 어떻게 될까
현재 연방대법원은 보수 성향 대법관 6명, 진보 성향 3명으로 ‘보수 우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닐 고서치, 브렛 캐버노, 에이미 배럿 대법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에 발탁된 바 있습니다.
그러나 로이터통신은 보수 성향이 강한 대법원이 반(反)이민, 정부 구조조정 등 트럼프 대통령의 2기 정책에 대해 유리한 판결을 해왔다면서도 “오래된 법률을 확대 해석해 대통령에게 새로운 권한을 주는 것은 경계하고 있다”고 논평한 바 있고,
뉴욕타임스(NYT) 역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대법원에서 승소할 것이란 보장은 없다”며 다수의 보수적인 법조인들을 중심으로 IEEPA를 근거로 관세를 부과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가 무리한 시도였다는 의견이 나온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도 항소심 판결이 뒤집히는 것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현재 미국 내외의 경제적인 상황이 "비범하고 비상한 위협(Extraordinary and Unusual Threat)"이라고 해석해서, 포괄적인 관세 조치를 하는 것은 IEEPA의 문언과 취지에 어긋난다고 보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항소심에서 4명의 소수의견이 나온 것이 놀라울 정도입니다.
연방 대법원 패소 시에도 트럼프가 IEEPA를 근거로 관세를 강행할 가능성은?
미국 연방 헌법에 따라 사법권, 즉 법을 해석하고 적용하며 분쟁을 해결하는 권한은 연방대법원에 부여되어 있습니다.
Article III Section 1
The judicial Power of the United States, shall be vested in one supreme Court,
and in such inferior Courts as the Congress may from time to time ordain and establish.
아무리 트럼프가 대통령으로서 행정부의 수장이라고 하더라도, 연방대법원의 판결을 무시하고 행정행위를 강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U.S. Customs and Border Protection (CBP)는 행정부 산하기간이며 당연히 연방대법원의 판결에 기속되고, 그에 위반한 행위는 위법하기 때문입니다.
그럼 패소 시 트럼프의 예상 대응은?
전문가들에 따르면 대법원에서 패소해도 트럼프 대통령이 판결을 ‘우회’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IEEPA가 아닌) 위에서 말씀드린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부과된 품목 관세 비중을 대폭 늘려 관세 정책를 고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트럼프가 불공정 무역 행위에 대응해 대통령에게 특정 국가에 일시적으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 ‘무역법 122조’를 활용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습니다(이에 따르면 최대 15% 관세를, 150일까지 부과할 수 있습니다.)
한편, 대법원이 판결을 하면서 이번 항소법원 판결처럼 관세의 유효기간을 미룰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트럼프 2기 행정부는 항소심 과정에서도 “상호 관세가 무효화되더라도 그 실행 시기는 미뤄져야 한다”고 주장해왔기도 합니다.
나가며
이번 사건은 미국 헌법상 권력분립 원칙과 국제무역 규범이 동시에 시험대에 오른 드문 사례입니다.
미국 국내적으로는 의회의 고유 권한인 관세 부과 범위를 어디까지 대통령에게 위임할 수 있는지, 그 경계가 재설정될 가능성이 큽니다. 만약 대법원에서 행정부의 권한을 폭넓게 인정하는 판례가 나온다면, 향후 대통령이 의회 동의 없이도 훨씬 광범위한 무역 조치를 단행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겠으나, 그렇지 않다면 트럼프의 현재 관세 전쟁에는 타격이 있을 것입니다.
한편, 국제적으로는 WTO 예외조항, 특히 국가안보 예외의 해석이 우회적으로 확대되는 선례가 될 위험이 있습니다.
즉, 미국이 무역적자나 산업 쇠퇴를 국가안보 위협으로 포섭해 보호무역을 정당화하면, 다른 국가들도 이를 근거로 자국 산업 보호 조치를 합리화할 유인을 얻게 됩니다.
이는 WTO의 규범성과 예측 가능성을 약화시키고, 전후 자유무역질서에서 힘 중심의 무역질서로 이동하는 흐름을 가속화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사건은 미국의 무역정책뿐 아니라, 글로벌 무역 질서의 미래를 좌우하는 중요한 분기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긴 콘텐츠 봐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장건 변호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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